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J네트워크] 스포츠 스타와 패밀리 비즈니스

오래전 일이다. 2004 아테네 여름올림픽이 끝나고 몇 달이 지난 뒤였다. 올림픽에 출전했던 A선수 아버지(B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올림픽 전 A선수 인터뷰 때 현장에 나타난 B씨에게 명함을 건넨 게 떠올랐다. 잠깐 안부를 묻더니 곧바로 B씨는 화를 냈다.   “기자님, 다름이 아니라 우리 아이(A선수)가 올림픽 끝나고 국민적으로 인기가 많았잖아요. 우리 아이 덕분에 OO시(당시 A선수는 지방자치단체팀 소속이었다)도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시장이 뉴스에 몇 번을 나왔는데. 며칠 전 연락이 왔어요. 우리 아이 이름을 딴 체육관을 짓고 싶다고. 그런데 체육관에 달랑 우리 아이 이름 붙여주는 게 전부라네요. 그게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됩니까. 이름으로 퉁치는 거지. 그래서 내가 말했어요. 체육관에 우리 아이 이름을 붙이려면 나나 아이 이름으로 소유권 등기를 해달라고.”   B씨는 “시에서 그렇게는 못 한다고 한다. 이렇게 ‘날로 먹으려는’ 시장은 지탄받아야 한다”며 고발기사를 써달라는 거였다. 황당한 요구에 어안이 벙벙했다. A선수를 생각해 B씨를 잘 달래 전화를 끊었다. 기사가 나오지 않자 B씨는 두 번 다시 연락해오지 않았다. 얼마 후 A선수는 다른 지자체 팀으로 이적했다. A선수가 뜨면서 B씨에게 새 직업이 생겼다. 바로 ‘A선수 아빠’라는 직업이다. 사실상 선수의 매니저다.    스포츠 스타 가족 중 직업이 ‘누구 아빠(엄마)’ 또는 ‘누구 형(누나)’인 경우가 적지 않다. 골프계에 많았던 골프 대디가 대표적이다. 축구와 야구에도 꽤 있다. 해외 진출 선수의 경우 국내 대리인을 아버지 등 가족이 맡곤 한다. 스포츠 스타의 패밀리 비즈니스다.   성공 사례도 있다. 피겨 김연아다. 그의 매니지먼트사는 어머니가 대표인 패밀리 비즈니스로 출발했다. 김연아를 통해 아마추어 개인종목 선수 육성 노하우가 쌓였다. 그 노하우 덕분에 체조 여서정, 탁구 신유빈, 수영 황선우 등이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김연아 매니지먼트의 시행착오가 후배들 성장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최근 새로운 형태의 패밀리 비즈니스가 등장했다. 손흥민의 한 친척이 대표인 패션 브랜드가 론칭했다. 손흥민이 지난달 24일 영국에서 입국할 때 입어 화제가 됐다. 지난 17일 팝업스토어 개장 때는 오픈런까지 벌어졌다. 제품 후기를 보니 대개 긍정적이지만 간간이 부정적인 것도 보인다. 과거 스포츠 스타의 패밀리 비즈니스 고객은 선수 당사자 또는 다른 선수 정도였다. 손흥민의 경우 고객은 불특정 다수의 팬이다.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부디 잘 되기를 바란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콘텐트제작에디터J네트워크 비즈니스 스포츠 패밀리 비즈니스 스포츠 스타 a선수 아버지

2022-06-26

[카운터어택] 스포츠 스타와 패밀리 비즈니스

오래전 일이다. 2004 아테네 여름 올림픽이 끝나고 몇 달이 지난 뒤였다. 올림픽에 출전했던 A선수 아버지(B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올림픽 전 A선수 인터뷰 때 현장에 나타난 B씨에게 명함을 건넨게 떠올랐다. 잠깐 안부를 묻더니 곧바로 B씨는 화를 냈다.   “기자님, 다름이 아니라 우리 아이(A선수)가 올림픽 끝나고 국민적으로 인기가 많았잖아요. 우리 아이 덕분에 OO시(당시 A선수는 지방자치단체팀 소속이었다)도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시장이 뉴스에 몇 번을 나왔는데. 며칠 전 연락이 왔어요. 우리 아이 이름을 딴 체육관을 짓고 싶다고. 그런데 체육관에 달랑 우리 아이 이름 붙여주는 게 전부라네요. 그게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됩니까. 이름으로 퉁치는 거지. 그래서 내가 말했어요. 체육관에 우리 아이 이름을 붙이려면 나나 아이 이름으로 소유권 등기를 해달라고.”   B씨는 “시에서 그렇게는 못 한다고 한다. 이렇게 ‘날로 먹으려는’ 시장은 지탄받아야 한다”며 고발기사를 써달라는 거였다. 황당한 요구에 어안이 벙벙했다. A선수를 생각해 B씨를 잘 달래 전화를 끊었다. 기사가 나오지 않자 B씨는 두 번 다시 연락해오지 않았다. 얼마 후 A선수는 다른 지자체 팀으로 이적했다. A선수가 뜨면서 B씨에게 새 직업이 생겼다. 바로 ‘A선수 아빠’라는 직업이다. 사실상 선수의 매니저다.   스포츠 스타 가족 중 직업이 ‘누구 아빠(엄마)’ 또는 ‘누구 형(누나)’인 경우가 적지 않다. 골프계에 많았던 골프 대디가 대표적이다. 축구와 야구에도 꽤 있다. 해외 진출 선수의 경우 국내 대리인을 아버지 등 가족이 맡곤 한다. 스포츠 스타의 패밀리 비즈니스다.   성공 사례도 있다. 피겨 김연아다. 그의 매니지먼트사는 어머니가 대표인 패밀리 비즈니스로 출발했다. 김연아를 통해 아마추어 개인종목 선수 육성 노하우가 쌓였다. 그 노하우 덕분에 체조 여서정, 탁구 신유빈, 수영 황선우 등이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김연아 매니지먼트의 시행착오가 후배들 성장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최근 새로운 형태의 패밀리 비즈니스가 등장했다. 손흥민의 한 친척이 대표인 패션 브랜드가 론칭했다. 손흥민이 지난달 24일 영국에서 입국할 때 입어 화제가 됐다. 지난 17일 팝업스토어 개장 때는 오픈런까지 벌어졌다. 제품 후기를 보니 대개 긍정적이지만 간간이 부정적인 것도 보인다. 과거 스포츠 스타의 패밀리 비즈니스 고객은 선수 당사자 또는 다른 선수 정도였다. 손흥민의 경우 고객은 불특정 다수의 팬이다.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부디 잘 되기를 바란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장혜수 / 한국 콘텐트제작에디터카운터어택 비즈니스 스포츠 패밀리 비즈니스 스포츠 스타 a선수 아버지

2022-06-24

[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7·끝] LPGA 2관왕 최나연

2010년 LPGA는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로 시작했다. 개막 2연승 포함 초반 6개 대회에서 절반인 3승을 거머쥐며 은퇴한 로레나 오초아에 이어 '여제'로 등극할 기세였다. 시즌 중반으로 향하며 대만의 청야니 미국의 크리스티 커가 딴죽을 걸었고 '지존' 신지애도 가세하면서 다시 LPGA는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이 가중됐다.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최나연(사진)의 존재가 뚜렷이 부각됐다. 최나연은 시즌 2승 포함 무려 15번의 톱10 진입과 함께 1년 내내 이어진 기복 없는 플레이로 상금왕과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수상하며 마지막에 가장 활짝 웃은 선수가 됐다. 최나연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애칭은 '얼짱 골퍼'다. 곱상하고 보이시한 매력을 지는 최나연은 외모 덕분에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는 부담으로도 이어졌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보상할 실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력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면에 문제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최나연은 심리 치료를 통해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갔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스로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버린 점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 열린 제이미 파 오웬스 클래식에 출전해 정상에 등극했고 10월 말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2009년 우승에 이은 2연패였다. 이 대회는 최나연의 기가 막힌 역전극이 펼쳐진 경기였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김송희를 추격한 최나연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뒤집었다. 특히 승부를 결정지은 10번홀 3m짜리 버디는 그림과 같았다. 최나연의 뒷심이 강해졌다는 증거는 이 대회에서 드러났다. 비키 허스트(미국)와 치열한 접전을 펼친 최나연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이했다. 17번 홀에서도 위기가 찾아왔지만 침착하게 파 세이브를 기록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나연에게 남은 과제는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다. LPGA 통산 4승을 올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도 최나연의 앞에 가까이 다가선 것이 사실이다. '스윙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군더더기 없는 스윙을 갖춘 최나연은 올 시즌 체력 부분도 크게 향상됐다. 또한 그동안의 과제였던 쇼트게임도 한층 정교해졌다. 254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브 거리와 뛰어난 그린 적중률 여기에 한층 정교해진 퍼팅마저 갖춘 최나연은 '무결점 골퍼' 신지애처럼 '완성형 골퍼'에 접어들고 있다. 최나연도 "2011년엔 꼭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안고 싶다"는 분명한 목표를 정했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2010-12-28

[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6] '코리안 특급' 박찬호

17년 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내년 시즌부터 일본 프로야구(오릭스 버펄로스)에서 활동하게 된 '코리안 특급' 박찬호(37·사진). 박찬호가 빅리그를 떠나며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바로 노모 히데오(2008년 은퇴)를 넘어 메이저리그이 아시아 출신 최다승 투수라는 이정표를 세운 것.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지난 10월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구원 등판, 3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개인 통산 124승(98패)째를 수확했다. 2005년 일본인 투수 노모가 작성한 123승을 5년 만에 갈아 치우면서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역대 최다승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었다. 이날 3-1로 앞서던 5회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어느 때보다 혼신의 역투를 펼쳤고 팀이 5-1로 이기면서 마침내 위업을 달성했다. 올해 초 뉴욕 양키스에서 방출당하고 지난 8월 약체 피츠버그로 옮긴 박찬호는 꿈에 그리던 우승 반지는 끼지 못했지만 아시아 투수 최다승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현재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 투수 중에서 박찬호나 노모만큼 주목받고 오랫동안 전성기를 누린 투수가 없는 실정에서 박찬호가 작성한 아시아 최다승 기록은 당분간은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994년 계약금 120만 달러를 받고 LA 다저스와 계약한 박찬호는 텍사스(2002년~2005년)-샌디에이고(2005~2006년)-뉴욕 메츠(2007년)-다저스(2008년)-필라델피아(2009년)-뉴욕 양키스, 피츠버그(2010년) 등 7팀을 거치며 얻은 통산 성적표이기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훈장이다. 선발투수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다 찾는 팀이 없어 2007년을 통째 마이너리그에서 쉬기도 했고 2008년부터 구원투수로 변신, 오뚝이처럼 일어서 3년 만에 이룬 값진 결실이기도 했다. 아시아 최다승은 박찬호가 선수 인생의 최대 고비였던 2007년 "오로지 '123(승)'이라는 숫자만 바라보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강한 의욕을 나타낸 목표였다. 선발투수로서 113승을 올렸던 박찬호는 불펜 투수로 변신한 뒤 좀처럼 승리를 얻기 어려웠지만 2008년 4승, 지난해 3승을 보탰고 자신의 호투와 타선의 지원이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다시 4승을 추가, 구원투수로 11승을 올리며 124승을 채웠다. 1996년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구원 등판,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빅리그 첫 승리를 신고한 이래 만 14년 5개월 만에 124승 고지에 오른 박찬호는 2007년을 빼곤 단 한 번도 승리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2010-12-28

[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5] 한국 프로야구 간판 이대호

한국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대호(28.사진)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을 수 없는 9경기 연속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 한국 프로야구 첫 타격 7관왕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지난 8월 초 신문 지면과 방송 인터넷은 '이대호가 또 때렸다'는 내용으로 도배됐고 프로야구를 모르는 이들도 이대호라는 거포가 있다는 이름 석자는 알고 살았다. 이대호의 홈런 행진은 8월 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경기에서 시작돼 같은 달 14일 광주구장에서 치러진 KIA와 경기까지 무려 9경기나 계속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 1993년)와 단 매팅리(뉴욕 양키스 1987년) 대일 롱(피츠버그 1956년)이 기록한 8경기가 최장 기록이다. 그 때문에 이대호의 홈런 행진은 달성 전부터 '세계신기록'이라는 말로 자주 수식되면서 더 큰 기대를 부풀렸다. 한국 투수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해외 리그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치를 바로 비교해 세계기록을 따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홈런을 치라고 일부러 던져주더라도 작성하기 어려운 기록을 실전에서 세웠다는 사실은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빚어낸 위업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는 김선우(8월 4일) 임태훈(5일 이상 두산) 정재원(6일) 안승민(7일) 류현진(8일 이상 한화) 배영수(11일) 안지만(12일 이상 삼성) 아퀼리노 로페즈(13일) 김희걸(14일 이상 KIA)로 수준급 투수가 즐비했다. 세계기록이 작성된 14일과 홈런 불발로 기록행진이 끝난 경기가 열린 15일에는 세계기록의 위업이 담겨 고가에 팔릴 수 있는 홈런볼에 눈독을 들이는 관중까지 잠자리채를 들고 설치면서 열기를 더했다. 한국 야구에서는 앞서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이 아시아홈런왕에 도전할 때 관중이 외야에 구름처럼 몰려들어 잠자리채를 휘날리는 진풍경이 연출된 적이 있었다. 강타자 이대호는 시즌이 폐막할 때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면서 만능타자로서 다시 야구사에 새 기록을 써냈다. 그는 홈런 44개 안타 174개 타율 0.364 타점 133개 득점 99개 장타율 0.667 출루율 0.444를 기록해 타격 7관왕에 올랐다. 타격 7관왕은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4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교타자로 꼽히는 타이 콥이 유일하게 1909년 타격 8관왕에 올랐고 1922년 로저스 혼스비를 포함한 세 명이 7관왕이 된 게 전부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2010-12-26

[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3] '마린보이' 박태환

'마린보이' 박태환(21)이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박태환은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자유형 100 200 400에서 금메달을 따 3관왕을 차지했다. 자유형 1500와 단체전인 혼계영 400에서는 은메달 그리고 역시 단체전인 계영 400와 800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어 7개 출전 종목(금3 은2 동2)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했다. 광저우는 자유형 200 400와 1500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대회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았던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금3 은1 동3)에 이어 박태환이 아시아 수영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였다. 아시안게임 자유형 종목에서 2회 연속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은 박태환이 사상 처음이다. 메달 색깔뿐만 아니라 기록도 좋았다. 박태환은 주 종목인 자유형 200에서 1분44초80으로 아시아 신기록까지 세웠다. 자신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1분42초96)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종전 아시아 기록(1분44초85)을 2년3개월 만에 0.05초 줄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박태환의 수영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의미있는 대회였다. 박태환은 대청중 3학년이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로 뽑혀 한국 선수 중 최연소로 꿈의 무대를 밟은 뒤로 무섭게 성장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면서 아시아 무대를 제패하더니 2007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거푸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박태환이었지만 지난해 큰 시련을 맞았다.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200와 400 그리고 1500에 출전했지만 세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쓴맛을 제대로 봤다. 하지만 한국의 수영 영웅은 1년여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박태환은 호주 대표팀을 이끈 세계적 지도자 마이클 볼 코치를 올해 1월 전담 코치로 영입해 이후 세 차례 전지훈련을 하면서 서서히 '로마 참패'의 아픈 기억을 씻어냈다. 박태환에게 '로마 참패'는 2012년 런던 올림픽으로 가는 길목에서 미리 삼킨 보약일 뿐이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에 이어 200에서도 올해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첨단수영복 착용에 대한 규제가 이뤄진 올해 자유형 400와 200의 세계 최고 기록 모두 박태환의 것이 됐다. 2011년 상하이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박태환의 '금빛 역영'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2010-12-23

[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2] 김연아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펼쳐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 전 세계 피겨 팬은 숨을 죽이고 새로운 '올림픽 피겨 여제'의 탄생을 지켜봤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8.50점을 받아낸 김연아(20.사진)가 링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1만5000 관중의 열렬한 박수가 끝나자 조지 거쉰 작곡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김연아는 물 흐르는 듯 매끄러운 연기를 펼쳤다. 완벽한 공연을 펼친 김연아는 끝내 링크에서 펑펑 울음을 터트렸다. 동계올림픽 피겨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는 순간이었다. #사상 첫 220점 신기록 키스앤드크라이존으로 돌아간 김연아는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50.06점. 2009년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역대 최고점(133.95점)을 16.11점이나 뛰어넘었다.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합한 종합 점수는 228.56점이나 됐다. 신채점제(뉴저지시스템)가 도입된 이후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220점을 넘겼다. 2위 아사다 마오(일본. 205점.50점)를 무려 23.06점차로 압도했다. #여자 첫 그랜드 슬램 아울러 김연아는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4대륙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7살 때 처음 스케이트 부츠를 신은 김연아가 열악한 빙상 환경 속에서도 줄곧 그려온 '금메달의 꿈'을 마침내 완성하게 된 것이다. #국민적 환호와 외신 극찬 김연아가 여자 피겨의 역사를 새롭게 쓰면서 올림픽 정상에 오르자 전 국민은 뜨겁게 환호했다. 김연아의 모교인 군포수리고 학생들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고 밴쿠버의 교민들은 "한국 만세"를 외쳤다. AP통신은 "피겨스케이팅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 중 하나"라고 극찬했고 아사다 마오를 배출한 일본의 언론도 "완벽하고 압도적인 연기였다"고 김연아의 승리를 100% 인정했다. #이별의 아픔과 성숙 김연아는 이어 3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긴장이 풀린 듯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김연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식지 않았고 지난 10월에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여성스포츠재단이 제정한 '올해의 스포츠우먼'에 뽑히는 감격을 누렸다. 김연아는 또 22일 발간되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포토 에세이 '올해 기억에 남는 10대 선수에도 선정됐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아이스쇼 등에 출전하며 숨을 고르는 김연아는 지난 8월 전 코치 브라이언 오서와 헤어지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내년 3월 '영광의 재현' 지난 10월 미셸 콴 가족이 소유한 LA의 이스트웨스트 아이스 팰리스 링크에 둥지를 튼 김연아는 새 코치로 피터 오피가드를 선임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목표는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공백이 큰 탓에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김연아는 차분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캐나다로 돌아 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작업을 통해 쇼트 프로그램인 '지젤'과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 등을 마련하고 정상을 확인하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2010-12-22

[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1] 메이저리거 추신수

올 한해는 전 유독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많았다. 2월 캐나다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그리고 11월엔 중국 광저우에서 아시안게임에 열려 한국와 한인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동계 올림픽에서는 '피겨퀸' 김연아가 60억 인구의 시선을 빙판으로 이끌었고,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허정무호가 사상 첫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룩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수영의 박태환, 야구의 추신수 등이 맹활약했고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하며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또 미국과 일본에서는 한인 남녀골퍼들이 상금왕을 휩쓸었다. 신묘년 새해를 10일 앞둔 시점에서 저무는 한 해를 빛낸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을 돌아 보고 2011년에도 그들의 맹활약을 기대해 본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외야수 추신수(28.사진)는 올해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클리블랜드의 주전 우익수 겸 중심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144경기에 출장해 정확히 타율 0.300을 찍고 홈런과 도루 각 22개씩을 올려 2년 연속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 20홈런-20도루와 3할 타율을 동시에 기록한 타자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3명 클리블랜드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추신수 1명뿐이다. 정교하고 힘있는 타격 실력에 빠른 발까지 겸비해야 하는 이 기록을 추신수는 2년 연속으로 세웠다. 클리블랜드 구단에서 2년 연속으로 타율 3할과 20-20클럽에 가입한 타자는 1900년 현대 프로야구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110년 만에 추신수가 처음이다. #빅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 리그 정상급 타자로 자리 잡아 가는 추신수의 가파른 성장세는 다른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2009시즌 156경기에 출전해 583타수 175안타로 정확히 타율 3할(0.300)을 때리면서 20홈런과 21도루를 기록한 추신수는 올해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하면서도 지난 해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 추신수는 타점(90개)에서도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었고 감독들이 중요시하는 출루율도 처음으로 4할(0.401)을 넘겨 완벽한 타자에 근접했다. 다소 삼진 비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은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보완한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보다 10경기 이상 덜 뛰면서도 볼넷은 10개가 늘었고 삼진은 33개나 줄었다. 그래디 사이즈모어 트래비스 해프너 등 앞 뒤에서 함께 타선을 이끌어야 할 타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진 틈바구니에서 집중 견제를 받아가며 세운 기록이란 점을 생각하면 더욱 칭찬받을 만하다. #AL 외야수 최다 14개 보살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수비 능력도 여전했다.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중 가장 많은 14개의 보살을 잡아내면서 공수주 모두에 능한 만능선수의 실력을 뽐냈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클리블랜드에서 홀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추신수는 이미 구단의 최고 스타로 올라섰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클리블랜드 지회에서는 2년 연속으로 추신수를 '올해의 인디언스 선수'로 선정했고 클리블랜드 구단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시즌 내내 추신수의 사진이 걸려 있다. #AG 금으로 병역특례 혜택 최고의 시즌을 마친 추신수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오래된 마음의 짐도 벗어 던졌다. 대표팀 3번 타자를 맡은 추신수는 예선 첫 경기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경기에서 14타수8안타 10타점을 올리는 가공할 위력을 선보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덤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으면서 추신수는 입대 걱정 없이 메이저리그에서 더욱 뻗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2010-12-22

[올해를 빚낸 한인 스포츠 스타 톱10-4] 추신수

‘추추 트레인’ 추신수(26)가 올해 유망주 딱지를 떼고 주전 선수로 우뚝 섰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지난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추신수는 2006년 45경기서 타율 0.295, 3홈런, 22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이긴 했으나 일본인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의 그늘에 가려 늘 ‘차세대 주자’로만 꼽혔다. 더구나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한 뒤 2007년 팔꿈치 수술까지 받아 메이저리그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올해 대타 요원으로 잠깐씩 뛰는 기회에 자신의 재능을 보이기 시작해 후반기에는 숨겨진 잠재력을 풀 가동하면서 타율 0.309, 14홈런, 66타점(94경기 출장 기준)의 놀라운 시즌 성적을 기록했다. 최희섭이 2004년 세운 한국인 타자 최다 타점(46개), 안타(86개) 기록도 경신. 추신수는 특히 9월에 85타수 34안타로 타율 0.400, 5홈런, 24타점의 불꽃타를 터뜨려 박찬호에 이어 한국 선수로서는 두 번째로 ‘이달의 선수’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추신수는 시즌이 끝난 뒤 MLB.com 등으로 부터 ‘실력에 비해 가장 저평가된 선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인디언스 구단에서는 내년 추신수의 성적을 3할 언저리의 타율에 15∼20홈런, 50개 안팎의 2루타를 때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정도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 타자인 추신수가 과연 내년 ‘스타’의 꿈과 대박 연봉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박종원 기자

2008-12-21

[올해를 빛낸 한인 스포츠 스타 톱10-3] 신지애···LPGA '무서운 아이'

지난 15일 골프전문 사이트 골프닷컴(www.golf.com)은 올해 세계 프로골프계에서 가장 많은 것을 성취한 선수로 한국 여자 프로골퍼 신지애(20)를 선정했다. 최근 은퇴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골프 천재’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물론 ‘황제’ 타이거 우즈를 제친 것이다. 그러나 신지애가 올해 펼친 활약과 성적을 보면 그에 대한 찬사가 당연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지애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을 포함해 한국과 미국, 일본을 안방 드나들 듯 하며 총 11승을 올렸다. 신지애는 LPGA 투어에 비회원 자격으로 참가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과 미즈노클래식, ADT오픈 3개 대회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활약으로 신지애는 내년 LPGA 투어 참가권을 확보하면서 시즌 상금 177만달러까지 챙겼다. ADT오픈서 준우승을 차지한 카리 웹은 신지애를 가르켜 “당장 내년부터 LPGA 랭킹 5위 안에 들 수 있는 선수”라며 감탄했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자랑하는 신지애. 올해 LPGA의 신데렐라로 등장한 신지애가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LPGA의 진정한 최강자로 자리 잡을 지 기대된다. 박종원 기자

2008-12-18

[올해를 빛낸 한인 스포츠 스타 톱10-2] 박찬호···부활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에게 2008년은 희망을 쏜 한 해였다. 박찬호는 올해 LA 다저스와 연봉 50만달러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라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박찬호는 시범경기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박찬호는 4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전격 차출된 뒤 줄곧 메이저리그에 머물면서 생애 최다인 54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탈삼진 대 볼넷 비율 79-36(95.1이닝)에 피안타 97개의 짠물 피칭.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투구 속도. 박찬호는 시즌 중반 콜로라도전서 구속 98마일을 기록하며 ‘코리안 특급’의 건재함을 알렸다. 박찬호가 18승 10패를 올리면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던 2000년에도 최고 구속이 97마일이었다. 박찬호는 또 속구(투심과 포심)에 슬러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체인지업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새로운 투수로 변모했다.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박찬호는 지난 주 필라델피아와 1년 250만달러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오랜 부진의 터널을 지나 온 박찬호가 내년 메이저리그 ‘한국선수 맏형’으로서의 비상의 나래를 펼지 주목된다. 박종원 기자

2008-12-17

[올해를 빛낸 한인 스포츠 스타 톱10-1] 앤서니 김···PGA 떠오르는 별

올해 미 스포츠계에는 어느 해보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맹렬한 활약을 펼쳤다. 미프로야구와 풋볼, 아이스하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의 아성인 골프계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힌 선수 10명을 뽑아 소개한다. 미프로골프(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앤서니 김(23). 2008년은 진정 그의 해였다. 한국에서 이민 온 부모 밑에서 자란 앤서니 김은 11세 때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미래의 성공을 다짐했고 결국 10여년 세월이 지난 뒤 ‘제 2의 타이거 우즈’로 성장했다. 앤서니 김은 올해 와코비아 챔피언십과 AT&T 내셔널 등 굵직한 두 대회에서 우승했고 미국-유럽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미국의 우승을 이끈 데 이어 PGA 투어 플레이오프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앤서니 김은 라이더 컵에서 유럽의 에이스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 5홀차 대승을 거둬 PGA는 물론 미국 스포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앤서니 김은 올해 맹활약으로 평균타수 3위, 상금랭킹 6위, 페덱스컵 포인트 4위, 세계랭킹 6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우즈의 뒤를 이을 확실한 재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앤서니 김은 300야드를 넘는 폭발적인 장타와 강력한 백스핀을 먹여 핀을 곧바로 공략하는 공격적인 아이언샷 등이 장기다. 실력만으로는 PGA의 강자인 필 미켈슨(미국)과 비제이 싱(피지)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내년 활약이 크게 기대된다. 박종원 기자

2008-12-16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